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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택 전 - 불안전함에 반하다 (2023.9.1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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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택 전 - 불안전함에 반하다
(2023.9.11~9.20)
현대인들의 삶을 ‘카드(게임용 카드)’로 재현한다. 스페이드, 다이아, 하트, 클로버에 들어있는 의미와 수, 조형방식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작가에 의하면 52장인 카드의 수는 조커를 더해 365다. 52주인 년 단위와 년일 수가 교묘하게 접목된 수이다. 이는 전병택이 어째서 카드를 예술표현의 주요 소재로 ‘선택’하게 되었는지 일러준다. 즉, 인간이 정한 시간의 표준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게 삶이라는 의미로써의 카드인 셈이다. 카드 속에 표현된 각종 캐릭터와 구조는 보다 직접적인 내러티브를 담보한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인 ‘쌓아 올린 카드’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 번째는 매사에 불안한 인간들의 모습이다. 일정한 프레임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구멍조차 없이 일상을 소화하고 있는 우리네 초상을 투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의 초상은 언제 어느 때 무너질지 모르는 위기의식을 배경으로 한다. 두 번째는 계급을 문제요. 욕망의 문제다. 그의 카드에는 숱한 경쟁을 뚫으며 상위로 오르려는 욕망과 엄연히 존재하는 계급, 신분의 관점이 투사되어 있다. 도상으로 봤을 때 계급은 중세시대나 왕정시대의 계급을 가리키는 듯 보이지만 그것이 현재의 계급문화와 하든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시대적 정의는 무의미해진다.
- 홍경환 평론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