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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원 - 독해연습 Reading Practice (2025.03.1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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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원 - 독해연습 Reading Practice

(2025.03.11~03.20)

기획의도 - 이두선

작가는 이번 작업의 화두를 ‘관계’에 두면서 ‘낯설게 하기’를 차용했는데 그에게 있어 ‘관계’란 ‘복수의 객체들이 서로 간에 관련성을 갖게 되는 것’ 이다. ‘관계’란 직접적으로 관련된 객체들을 포함하여 주변의 관찰자까지도 개입되어 ‘해석’될 수 있는 ‘상호 가변적’인 ‘이해’의 상태로 시간과 공간, 그리고 행위는 불변의 상태인 ‘사건’을 만들지만 우리는 이를 해석하고 판정하여 ‘관계 지음’으로써 불변적인 본질보다 ‘관계’라는 가변적인 ‘이해’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작업물 속 화면에 제시된 객체들은 원래 놓여야 할 곳에 놓이지 못하거나 다른 객체들과 맥락 없는 조우를 통해 형성된 관계와 상황으로부터 새로운 의미가 발현되지만 이미지가 담고자 하는 원래의 ‘의미’는 관객들의 ‘추리’와 ‘추정’을 통해 다시 해체되고 새로운 ‘의미’로 수렴하는 ‘파괴와 재구성’의 과정을 겪으면서 비로소 최종적인 가치를 얻게 된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이번 작업은 3D 툴을 이용해 제작되었고 이미지의 형식과 문법은 과거에 위치해 있으나 기법은 가까운 미래가 포함된 현재에 위치해 있는 격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표현의 욕망이 물질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부분이 고무적이었고 제작 기법과 재현 매체는 툴의 발전에 따라 더 정교해지고 자유로워질 것이며 근대 작가들이 유화의 질감을 회화의 새로운 무기로 만들어 낸 것처럼 디지털 작업의 새로운 가치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한편, AI의 공격적인 발전으로 이미 역사상 가장 급진적이고 위협적인 미래가 확정되었음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공감한다. 이제껏 인간만이 독점 가능한 숭고한 가치라고 주장했던 창의성이 AI의 알고리즘을 통해 발가벗겨지고 권좌에서 끌려 내려오기 일보 직전에 놓인 대전환의 시점에서 작가로서의 깊어지는 고민의 흔적도 느낄 수 있는 전시이다.